요셉의 생애와 하나님의 구원섭리
요셉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야곱의 11번째 아들이며 야곱이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낳은 두 아들 중 하나인 17살의 소년인 요셉은 형들의 허물을 아버지에게 일러바치고, 아버지의 편애를
받았기 때문에, 형들로부터 미움을 받았습니다(창 37,4).
화가 난 형들은 요셉을 죽이려다가, 미디안 상인들에게 은 스무 냥에 팔아넘겨, 요셉은 이집트 노예로 팔려갔습니다(창 37,28).
이집트에서 바로의 신하인 경호대장 보디발의 노예가 되었으나, ‘ 주님께서 요셉과 함께 계시며, 요셉이 하는 일마다
잘 되도록 주님께서 돌보신다는 것을 알게 된 보디발은 집안일과 재산을 모두요셉에게 맡겨 관리하게 했다고 합니다
(창 39,4). 그런데 보디발의 아내가 ‘용모가 준수하고 잘생긴 미남’ (창 39,6)이었던 요셉을 ‘날마다 끈질기게’ 유혹
했으나(창 39,10), 요셉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화가 난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이 자신을 범하려고 방안으로 들어왔으나 큰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도망갔다고 요셉을 \
모함하여, 무고하게 강간미수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그를 감옥에 가두게 합니다(창 39,20).
그러나 감옥에서도 ‘주님은 요셉과 함께 계시면서 돌보아 주시고, 그를 한결같이 사랑하셔서, 간수장의 눈에 들게
하셨다’고 합니다(창 39,21). 요셉은 감옥에서 바로에게 술을 올리는 시종장과 빵을 구워 올리는 시종장을 만납니다.
그런데 같은 날 밤, 이 두 시종장은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요셉은 술을 바치는 시종장이 풀려날 것이라고 해몽하면서,
자기를 기억했다가 바로에게 자기 사정을 말씀드려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창 40,14).
술을 올리는 시종장은 요셉의 해몽대로 풀려났으나, 요셉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 바로가 꿈을 꾸었는데, 해괴한 꿈이었습니다. 마음이 뒤숭숭해진 바로는 전 이집트의 마술사와
현인들을 모두 불러들여, 그가 꾼 꿈 이야기를 했으나, 아무도 그 꿈을 해몽하여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창 41,8).
그 때 감옥에서 만났던 요셉을 기억해낸 시종장이 바로에게 요셉을 소개, 바로에게 불려온 요셉은 바로의 꿈을 해몽
합니다. 그것은 일곱 해 동안 큰 풍년이 들었다가, 일곱 해 동안 큰 흉년이 들터이니, ‘명철하고 슬기로운 사람을
책임자로 세워 이집트 땅을 다스리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창 41,29-33).
요셉은 꿈풀이를 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능력으로 영광을 돌렸습니다.
요셉의 해몽과 제안을 기쁘게 생각한 바로는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는 사람을, 이 사람 말고, 어디에서 또 찾을 수
있겠느냐?’하면서(창 41,38), 요셉을 온 이집트의 땅의 총리로 세웠습니다(창 41,41).
요셉의 나이 서른 살 때의 일입니다. 풍년이 지나고, 기근이 온 세상을 뒤덮게 되자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집트로
곡식을 사러 왔습니다. 그 가운데 야곱의 아들들, 곧 요셉의 형들도 있었습니다. 식량을 구하러 온 형들과 요셉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어서 반복할 필요가 없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형들이 아직도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요셉은 그들을 시험하기로 했습니다.
요셉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형들을 첩자로 몰아(창 42,9), 감옥에 가둔 후, 인질로 시므온을 붙잡아 두고
(창 42,24), 나머지 형제들을 식량과 함께 고향으로 돌려보내면서, 막내 동생인 베냐민을 데리고 다시 이집트로 올 것을
요청합니다. 아버지 야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근이 더욱 심해지고 가져온 식량도 떨어지자,
요셉의 형들은 베냐민을 데리고 다시 이집트로 갑니다. 요셉의 극진한 환대를 받고 집으로 향하지만, 요셉은 사전에
계획한대로 베냐민의 자루에 자기 은잔을 몰래 넣어두었다가, 마치 도둑맞은 것처럼, 혐의를 뒤집어 씌워 베냐민을
종으로 삼겠다고 위협합니다. 형들은 막내 동생을 잃으면 아버지 야곱이 슬퍼하며 죽을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하고,
마침내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한 요셉은 자신의 신분을 밝힙니다.
놀란 형제들은 요셉 앞에서 입이 얼어붙고 말았습니다(창 45,3). 그러나 요셉은 말합니다: ‘내가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형님들이 나를 이곳에 팔아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 하나님이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이 크나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지켜주시려는 것이고, 또 형님들의 자손을 이 세상에 살아 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보내셔서,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우신 것입니다.’(창 45,4-8).
요셉은 형들과 하나하나 다 입을 맞추고, 부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그제야 요셉의 형들이 요셉과 말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창 45,15). 이 소식을 들은 바로는 요셉의 부친과 가족 모두를 이집트로 이주하게 합니다.
이스라엘의 이집트로의 집단 이주가 시작된 것이지요. 이스라엘 자손은 고센 땅에 자리를 잡고, 재산을 얻고 생육하며
번성했습니다(창 47,27).
우리는 얼마든지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을 수 있으며, 어떤 때에는 요셉의 삶에서 처럼 부당한 상황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요셉의 삶을 통해 배운 것처럼, 하나님께 신실한 태도를 유지하며, 결국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관하신
다는 점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확신 있게 하나님께서 언젠가 하나님의 때에 우리의 신실함에 대해 보상해 주실 것임을
믿을 수 있습니다. 형제들이 어려울 때에 형제들을 외면했다고 해도 요셉을 비난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요셉은 형제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희생 제사보다도 자비를 베풀기를 바라십니다
(호세아 6:6; 마태복음 9:13).
또한 요셉의 이야기는 하나님의 주권으로 어떻게 악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어가는지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줍니다. 시련이 끝나고 나서야 요셉은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그들의 죄를 말하였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창세기 45:5, 8).
나중에 요셉은 다시 형제들에게 용서를 확인해주며 말합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창세기 50:20)고 말했습니다. 제 아무리 사악한 사람의 뜻도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을 저지할 수는 없습니다.
요셉의 생애를 살펴보면 예수님과 흡사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반면 유대인에게는 미움받았고, 요셉 역시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지만 형들에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이스카리옷 유다가 은화 30냥에 팔았고, 요셉은 형들(넷째 형 유다도 포함)이 은화 20냥에 팔았다.
**예수님은 본디오 빌라도에게 유대인의 왕이라는 죄목으로 십자가형을 받았고, 요셉은 보디발에게 그의 아내를
강간미수 했다는 누명을 받아 감옥에 갇혔습니다.
**예수님이 본격적으로 공생애에 나설 때의 나이와 요셉이 이집트 최고대신의 지위에 올랐을 때의 나이는 30세
전후입니다.
**예수님이 못 박히실 때 같이 십자가형을 받은 두 죄수 중 하나(디스마)는 구원받고 다른 하나(제스따스)는 구원받지
못한것은 요셉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만난 두 신하의 처지와 유사합니다.
**요셉이 감옥에서 나온 것은 예수님이 무덤에서 나온 것과 비교했을 때 부활의 이미지가 겹쳐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핍박한 사람들을 기꺼이 용서하고 받아주었다는 점에서 완벽히 동일합니다.
요셉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을 더욱 밝히 알게 되시기를 바랍니다.